지난 13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영향으로 활기를 찾은 명동의 거리와 비교해 한산한 분위기였다.
서울 관광 중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급등한 환율의 습격을 비껴가지 못한 것이다.
백화점과 비교해 면세가격에 메리트가 있는 브랜드는 손에 꼽을 지경이었다. 모 해외 명품 주얼리 브랜드에서 커플, 결혼반지로 사랑받는
B모델 반지는 면세가가 2250달러대, 이날 환율 1385.3원을 적용하면 원화로 310만원대에 달했다.
이는 백화점가 290만원대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당 브랜드 관계자는 "결혼반지를 마련하기 위한 예비부부들이 매장을 많이 찾는다"며 "요즘 환율이 너무 높아 면세가 백화점보다 비싼 상품이 많다. 예비부부들이라면 지출이 클 시기이고 좋은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면세점을 찾는 것일 덴데 가격을 잘 비교해보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사정은 대다수의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여성 핸드백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모 해외 명품 브랜드 C모델 가방은 백화점가가 220만원대 초반이지만 면세가는 1660달러에 가까웠다.
이날 환율을 적용하면 원화로 230만원에 육박, 백화점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가까스로 백화점보다 저렴한 상품을 발견했으나 가격 차이는 미미했다.
모 국내 명풍 브랜드 D모델 선글라스의 경우 170달러대로 백화점가보다 불과 4000원 저렴했다.
지난 8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E씨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무심코 연초담배를 구매했다가 시중가와 비교해보고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됐다.
E씨는 "모 브랜드 담배를 샀는데 국내 편의점과 가격 차이가 한 보루당 3500원밖에 나지 않았다"며 "예전에 저렴하게 산 기억이 있어 덜턱 구매했는데 가격 경쟁력이 없어 괜히 짐만 된 꼴이 됐다"고 푸념했다.